“유가영, 한지우, 그리고 인생은 컬러풀”
이번 후기에서는 “트랜스크리에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트랜스크리에이션(transcreation)은 translation 과 creation을 합친 신조어인데요, 우리말로 옮기자면 번역+창작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번역에는 예전에도 “번안”이라는 유사한 개념이 있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번안을 “원작의 내용이나 줄거리는 그대로 두고 풍속, 인명, 지명 따위를 시대나 풍토에 맞게 바꾸어 고치는 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지금 제 세대에게 익숙한 예를 들자면 이누야샤의 등장인물 “히구라시 카고메”가 한국에서 “유가영”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사토시”가 “한지우”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 있습니다. 좀 더 오래 전의 예를 들면, 오스카 와일드의 유명 동화 <행복한 왕자>는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에 <왕자와 제비>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는데 이는 일본에서 번안한 제목 <황자와 제비>를 그대로 들여온 것이었지요.
그러면 번안이라는 좋은 표현을 두고 왜 트랜스크리에이션이라는 용어가 새로 들어왔을까요? 저는 디지털 미디어 및 마케팅의 수요가 커진 게 이유 아닐까 생각해 보고 있어요. 저는 아이폰 시리즈의 광고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iPhone 5c의 국내 발매 슬로건은 “인생은 컬러풀” 이었는데요, 영문 원문은 “For the colorful” 이었습니다. 원문에 없던 “인생”이라는 표현이 들어왔죠. 심지어 “컬러풀”이라는 표현은 한국에서 자주 쓰이는 영문 표현도 아닙니다. “컬러풀하게 해줘,” “컬러풀한 느낌이 모자라네,” 이런 예문은 패션이나 광고 쪽에서 쓸 법하겠구나, 정도의 생각이 드니까요. 그럼에도 저 슬로건은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다소 낯선 느낌의 외래어를 사용해서 오히려 대중의 눈을 잡아끄는 힘이 있습니다.
현대, 특히 요즈음의 트랜스크리에이션에는 상업성, 동시대에 유행하는 트렌드, 문화적 특수성, 해당 문화권의 외래어 수용성 등 파악하고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다방면에 있습니다. 이런 작업은 “번안” 이라는 단어로 담기에는 너무 커져 버렸지 않나 싶어요.
징검다리번역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열린 이번 전시 <시간, 하늘에 그리다>를 영문 제목 <Once Upon the Sky>로 풀어냈습니다! 제목을 만들어내는 요령은 제 영업기밀이라 자세히 말씀드리기가 힘든 점이 아쉽네요…. 언젠가 다른 장소, 다른 자리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요? ͡° ͜ʖ ͡°
고객: |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 |
전시기간: | 2021년 9월 1일 ~ 2022년 2월 6일 | |
번역 방향: | 한→영 | |
업무: | – 전시제목 번역(트랜스크리에이션) – 전시 브로셔 번역(트랜스크리에이션) – 전시장 내부에 사용된 텍스트 번역 |